조선(3)
41. 客中寄舍弟(객중기사제) 朝鮮 金光轍
客中愁思苦難刪(객중수사고난산) 하고 |
나그네 온갖 괴러움 시름 많도다 해 저무는 하늘가서 돌아가지 못하고 형제간 멀리 있어 흰머리만 슬프도다 선영 성묘 오래 못해 청산 보고 눈물진다 이것저것 바쁜 몸 몸마저 여위였고 벼슬자리 맡다보니 기력마저 떨어졌네 나라 은혜 못 갚고서 몸이 이미 늙었으니 고향으로 돌아가서 갈매기와 짝하리라 ※鴻雁失行(홍안실행) :형제간에 떨어져 있음 松楸連壟(밭두둑 롱):先塋 刪:깎을 산. 馳:달릴 치. |
42. 退居琵瑟山(퇴거비슬산) 朝鮮 郭再祐
朋友憐吾絶火烟(붕우연오절화연) 하니 |
속된 세상 멀리함을 나의 벗은 알아주고 힘을 모아 낙강가에 터전을 닦았네 솔잎 가루로 생식하니 굶주림 모르고 맑은 샘물 마시니 목마름도 잊었네 거문고 타는 곡조 마음도 맑아지고 문 닫고 누었으니 뜻마저 안일하다 인생 백년 지난 뒤에 모두다 뉘우치니 나를 보고 웃지말고 신선인양 말만 마소 憐:불쌍하게 여길 연.啖:먹을 담 |
43.矗石樓(촉석루) 朝鮮 申維翰
晋陽城外水東流(진양성외수동류)하니 將壇笳鼓伴春遊 (장단가고반춘유)를 |
진양성 밖 남강을 동쪽으로 흐르는 곳 대 그늘 푸르고 난초향기 풍기누나 임진왜란 삼장사는 천지간에 뚜렷하고 이강산 촉석루는 우리나라 제일일세 봄이 되어 따뜻하면 잠긴 고기 춤을 추고 가을 서리 내리면은 백로 근심 묵어가오 멀리 남방 바라보니 전쟁기틀 없어지고 진중의 북과 금고 봄날 풍류 돕는구나 矗:우거질 촉. 暖:따뜻할 난 笳:갈잎피리 가 |
44. 寄平壤妓女松娘(기평양기녀송낭) 朝鮮 申光洙
巫山曾不作因緣(무산증부작인연) 하니 |
무산의 좋은 인연 일찍 못 맺고 이별 후 옛날 놀이 어여쁘구나 비단금침 걷어치고 노래도 하고 치마자락 팔락이며 뱃놀이도 하였지 산과 물 막히어 천리길인데 한양 온지 세월가서 일년 되었네 부벽루 연광정서 노던 그 일을 아름다운 사람아 날 기억하나 篋:상자협. 偸:훔칠 투 菱:마름 능. 楊:버들 양 |
45. 重陽節(중양절) 朝鮮 兪彦述
佳辰寂寞在他鄕(가진적막재타향)하니 |
중양절 맞이하니 타향이란 적막고나 물가에 바람 일고 기러기 소리에 서리마저 나리네 세상일 덧 없어 꿈결 같구요 세월은 흘러가서 종양절일세 울타리 가 국화꽃 누굴 위해 피었나 거울 속 여윈 얼굴 마음 상하네 돌아보니 고향은 어디메드냐 깊은 시름 잊으려고 술잔 들었오 叫:부를 규. 堪:견딜 감. 凋:시들 조. |
46. 次霞鶩亭原韻(차하목정원운) 朝鮮 蔡濟恭
雙湖宛轉一江橫(쌍호완전일강횡)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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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굴러 놓인 새로 강물 빗겼네 조화옹은 일찌기 좋은 땅 만들었고 나는 새 뛰는 고기 연기 낀 노을 딴 세상 아니고 다락 위 풍악소리 태평시절 붙였네 주렴 걷고 풀빛 보니 사양 빛 아득하고 하늘은 물에 잠겨 밤새도록 맑았구나 뜬 세상 노닐다가 헛되이 느리고 박 같이 달린 인생 백년이 가소롭다 檻:우리 함. 塵:티끌 진.繫:맬 계 |
47. 雨中兩妓(우중양기) 朝鮮 丁若鏞
佳人來自錦江西(가인래자금강서)하니 |
아름다운 그대들 금강건너 찾아오니 저문 날 양대우 좋은 인연 남아있네 비단 신발 한쌍은 방초이슬 젖어있고 지는 꽃 치마폭에 아롱지게 물들었네 검은 머리 엉크림은 졸다 풀림 아니오니 도화양협 아롱진 것 울지않고 웬 일인가 미간에 서린 시름 임과 함께 같이 앉아 꾀꼬리를 원하느냐 襪:버선 말. 堆:언덕 퇴. 髺:머리묶을 괄. 顋:뺨시.鸝:꾀꼬리 리 |
48. 詠笠 (영립) 朝鮮 金炳淵
浮浮我笠等虛舟하(부부아립등허주)야 |
둥실 뜬 내 삿갓은 배와 같은데 한 번 쓰고 40년을 편히 지냈오 소 먹이는 목동들의 행장도 되고 어옹들 즐겨쓰는 백구 짝하네 한가할 땐 꽃가지에 걸어서 놓고 흥겨우면 손에 들고 다락에 올라 세상 사람 의관은 겉치레 뿐 바람 불고 비가 와도 근심 없다네 竪:세울 수. 携:끌 휴. |
49. 女僧(여승) 韓國 著者
自思自嘆又茫然(자사자탄우망연) |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탄식해도 또 아득하도다 이팔 청춘을 허송함에랴 흰 고깔로 모양을 달리함은 세상을 피하고자 함이 아니요 붉은 얼굴 박한 명 하늘이 마므른 것 나도 근본은 양반 집 귀한 딸이었는데 불행하게도 깊은 산 절간에서 부처님 모시는 보살되었오 탁발한 나의 바랑 어데메를 가는고 솔바람 칡 얽힌 저문 날 종소리 들리는 나의 암자로 愧:부끄러워할 괴. |
50.早春偶題(조춘우제) 朝鮮 李天輔
空庭扶杖一婆婆(공정부장일파파)는 |
가냘픈 몸 지팡이로 뜰 앞에 섰는 바람에 제쳐진 갓 알바 없는 양 봄날은 보슬비 자꾸 내리고 풍광은 빈부없이 찾아 온다네 한가할 땐 바둑 두어 기틀 살피고 늙어지니 글귀 읊어 세월 보내네 더더구나 올해는 철이 일러서 뜰 가운데 진달래꽃 이미 졌다오 幘:건 책 |
51.泛舟流霞亭(범주유하정) 朝鮮 李龍秀
蒼然霽色滿芳洲(창연제색만방주)하니 |
비 개인 물가엔 여린 풀 창연하고 버들, 꽃 드리운 곳에 다락도 있어 봄냇가 잠긴 풍경 물결 철렁거리며 저녁 연기 가라앉아 산봉우리 뭉개네 산길은 벼랑 위로 희미하게 돌아있고 아득한 물결 위엔 쪽배 하나 떠나가네 세상 일은 망망하여 뜻 하나는 같은데 저 물결에 떠 있는 나뭇가지 일반이오 樵:땔나무 초. 榔:나무이름 랑 |
52.除夜(제야) 朝鮮 申應朝
莫怪今朝把酒頻(막괴금조파주빈)하니 |
오늘 아침 술 많이 마신다고 괴이쩍게 생각마라 내일 아침 되고보면 내 나이 70일세 청춘에 지나간 일 꿈속에 지었든가 이 세상 머물러서 흰 터럭만 남았도다 북쪽 궁궐 바라보니 상서구름 서려있고 석란에 매화 늙어 어언간 봄이로다 고루에 북 울리니 자던 새도 날아 논다 동리를 살펴보니 설빔 입고 오락가락 雅:갈마귀 아. |
53.我笑堂(아소당) 朝鮮 興宣大院君
我負我身任不輕(아부아신임부경)하고 |
나에게 무거운 짐 내가 버리고 나라 일 그만둔 후 술잔 기우려 지나간 일 모두가 나의 꿈이오 부끄럽다 남은 세월 세정에 맞겨 신들메고 산촌 구경 이야기 듣고 시내 버들 매미소리 시를 읊으며 긴 세월 알맞게 그려 본다면 이 세상 저 세상이 다만 우습다 樽:술통 준. 屐:나막신 극 |
54.誓死韻 (서사운) 朝鮮 白樂寬
朝天浦近泣孤臣(조천포근읍고신)은 |
귀양살이 가는 몸 강물에 눈물지고 만고로 찬바람 갈대 숲에 불어오네 만경창파 너른바다 굴삼려를 본받을까 울창한 나무가지伍子胥의 눈이런가 섬풍속 괴이하여 범절아는 사람없고 이번 길 용궁가면 옛 친구들 있을테지 서른일곱 冬至맞아 이 세상 영결일세 백골이 진토된들 향한 마음 변할소냐 蘋:풀이름 빈. 鰈:가자미 접 |
55. 隱士(은사) 朝鮮 白觀亨
雲邃岩扉隔塞烟(운수암비격새연)하니 |
구름 깊은 산골목 구름 연기 서렸는데 그윽히 살아야 함은 신선되기 위함 아니오 창 틈에 비치는 금화 땅 밝은 달은 벼개머리 흘러가는 도연명의 웃물이오 어수선한 세상 일 멀리함 좋거니와 뜬 세상 사람들이 가는 길 험한 것을 차마 볼 수 없으렸다 한가한 산골에서 책력이 있을소냐 잎이 지고 꽃이 피면 세월 감을 알리로다 邃:깊을 수. 遯:달아날 둔. 堪:견딜 감. 抑:누를 억. |
56. 思親 朝鮮 申師任堂
千里家山萬疊峰(천리가산만첩봉)에 |
산이 겹쳐 일천리 우리집 멀어서 가고싶은 마음 꿈속에서 오락가락 한송정 뜨는 달 경포대 부는 바람 시원도하고 모래밭에 흰 갈매기 마음대로 놀고 파도머리 고깃배도 오락가락 하는데 이내몸은 언제나 고향길 찾아 어머님 뫼시고 함께 즐길까 瀛:바다 영. 膝:무릎 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