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송(翠松) 2010. 5. 18. 16:04

아카시아 숲속에서

                 박은숙

5월의 꽃향기가

젖가슴에 스밀 때

비릿한 꽃잎은

사랑의 눈을 맞춘다.


욕정에 부푼 살결들

떨어질 때마다

거듭 순결의 옷을 덧입는

5월의 신부 아카시아꽃!


꽃 속의 젖내음

입 안 가득 고이면

가슴 안에 숨겨진 열꽃이

팝콘처럼 튀는 오후,


향기 뒤에 숨어있는

그 가시가 비밀의 방에

열꽃을 터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