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조금씩 계속 먹어도 치매·우울증 걸린다
적정 음주도 지속되면 결국 뇌를 위축시켜 치매·우울증·불면증 등의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술은 뇌의 글루탄산염 수용체를 억제해 기억력과 인지기능 장애를 초래하는데, 만성 음주로 지속적으로 수용체가 억제되면 민감성은 높아지고 글루탄산염의 분비는 증가돼 뇌세포 사멸이 촉진된다.
또 뇌는 다른 장기에 비해 산화스트레스에 취약하지만 알코올에 의해 뇌에서 항산화효소가 억제되고, 알코올과 관련된 염증 생물표지자인 혈중 사이토카인이 뇌에서 오랫동안 증가돼 뇌세포가 죽는다.
◆소량이라도 지속적 알코올 섭취 위험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김대진 교수는 "적정음주도 장기간 지속되면 현저한 뇌 용적 감소를 야기한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있다"며 "뇌 위축이 치매·우울증·불면증 등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장기간 지속적으로 소량의 음주를 하면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적정음주는 주 3회 미만 1일 성인 남성의 경우 알코올 2단위, 여성은 1단위인데(알코올 1단위:소주 50ml·와인 100ml·맥주 320ml·막걸리 200ml), 실제 MRI 검사 등을 이용한 여러 연구에서 소량의 알코올을 지속적으로 섭취한 사람들의 뇌가 줄어든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웰슬리대 캐롤 앤 폴 박사팀이 30여 년간 진행된 연구에서 알코올 섭취량과 뇌 위축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뇌 크기가 술을 마시지 않은 그룹은 78.5%인데 비해 1주일에 술을 최대 7단위까지 마시는 그룹은 78.0%, 8단위 이상에서 최대 14단위까지 마시는 그룹은 77.8%, 14단위를 초과해 마시는 그룹은 77.2%였다.
김 교수는 "음주로 인해 해마·전두엽·측두엽 등이 위축되면서 발생하는 치매 환자가 우리나라 전체 치매 환자의 10~15% 정도이고 우울증 환자도 30~40% 정도"라며 "음주와 관련된 불면증 환자도 전체 불면증 환자의 20%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주대병원 정신과 홍창영 교수는 "적정음주는 심혈관질환에 이롭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반대 연구결과가 있다"며 "뇌가 줄어든다고 반드시 치매 등의 뇌질환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뇌 위축이 심할수록 치매 등에 걸릴 위험이 높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아직 증명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알코올 체내 흡수 방해하는 음주 법 지켜야
소량의 음주가 뇌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알코올의 체내 흡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뇌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홍 교수는 "음주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으로 알코올의 섭취량과 관계있다"며 "1주에 최대 6잔 이하의 적정음주량을 지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음주 후 간이 회복되는 시간이 2~3일이 걸리므로 술자리는 2~3일 간격을 둔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체내 흡수율이 높아지므로 식사 후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시는 속도를 늦추면 흡수 속도도 떨어져 뇌에 전달되는 알코올 양이 적어진다.
술을 섞어 마시면 상승작용으로 알코올의 뇌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피한다. 물을 많이 마시면 이뇨작용이 활발해져 알코올이 체외로 빠져나간다. 김 교수는 "특히 소주 2잔에도 필름이 끊기는 사람들은 금주하는 것이 좋다"며 "필름이 끊기는 현상은 알코올에 의한 기억 손상의 조기 징후"라고 말했다.(김경원 헬스조선 기자 kkw@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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