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호천의 봄 배산임수라 했던가. 매호천은 우리 동네가 품고 있는 젖줄 같은 하천이다. 이 하천은 내가 처음 이곳에 이사 왔을 때만 해도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살아있는 하천이었다. 비라도 한바탕 내린 후에는 피라미, 붕어, 미꾸라지 같은 물고기들이 꼬리를 흔들며 놀았다. 물고기를 본 아이들은 신기한 무엇이라도 본 듯 즐거워했다. 동네는 점점 커졌고 고층 아파트들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도시의 발전은 역기능도 있다. 새로운 건물들이 샘솟는 물줄기를 막아버렸는가 보다. 어느새 비가 와야만 물이 흐르는 사막의 와디처럼 건천이 되어버렸다. 물이 흐르지 않는 하천은 낡은 건물을 보는 듯 삭막했다. 무너져 내리는 강둑엔 잡초마저도 견딜 수 없었다. 그랬던 하천이 탈바꿈했다. 몇 년 전에 정부의 ‘고향의 강’ 사업에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