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 위한 배려 / 김영희(2016 은상) 골목을 꺾어 고샅길로 접어드니 지엄한 고택이 눈길을 붙든다. 솟을대문에 담장이 높아 깨금발을 하여도 안을 가름할 수 없다. 높은 담장을 지나 마당에 들어서니 사랑채와 안채가 객을 반긴다. 청도 운강고택은 밀양박씨의 세거지로 안과 밖이 분리된 양반가옥이다. 상하의 구분이 엄격하던 시절 안채와 사랑채가 미음(ㅁ)자형으로 지어졌다. 자연의 산세를 닮은 곡선의 지붕과 실용성을 추구하는 한옥의 조형미에 눈길은 자연스럽게 안채에 머문다. 안채는 정갈하고 아담하지만 지엄하신 안방마님이 대청마루에서 객의 방문을 맞이할 것 같아 옮기는 발자국이 조심스럽다. 가풍과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한 위엄 잇는 종부의 모습이 그려진다. 안채의 구조는 안방과 대청마루 새색시 거처인 작은 사..